이상대의 4050 학급살림이야기 독서록
"우리에게 아동을 다오, 반세기 안에 세상을 바꿔 보이겠다."
교육학자이자 철학자인 라이프니츠의 유명한 명언이다. 교육의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글귀이고, 아이들이 얼마나 큰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잠재성을 최대한 이끌어내 주는 것이 바로 학교에서의 교사의 역할이다. 그리고 현재 나 또한 이러한 교사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교직경력이 1년도 되지 않는 새내기 교사인 나로서는 학교의 모든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주위 선배교사나 동료교사의 조언을 얻어가며 그때그때 간신히 일을 처리하곤 하지만 과다한 업무량에 쫓겨 아이들 수업에 더욱 공을 들이지 못할 때면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다.
더욱이 학급 담임이 되면 할 일이 더욱 많다. 특히 초등학교는 중, 고등학교랑 달리 교과 전담제가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이 그 반 아이들을 데리고 거의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3월부터 1년 농사 계획을 잘 짜야 하고, 학급간의 규칙이나 주의집중 방법, 상벌제, 모둠편성 등 결정해야 할 일이 태산같이 많다.
경력이 좀 쌓이면 학급 경영도 노하우가 생긴다지만 새파란 병아리라고 할 수 있는 나는 아이들 앞에 서는 것조차 아직까지 어렵다. 그러던 차에 는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경력 20년을 훌쩍 넘긴 이상대 선생님은 아이들의 좋은 스승이자 때로는 친구 혹은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아이들은 부모님께도 말하지 않는 사실을 선생님에게 훌훌 털어놓는다. 특별한 형식 없이 술술 써내려간 이상대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그가 정말 일을 즐기고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있어 스승이 있고, 스승은 또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 결국에는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가 서로의 스승이 되는 것이 아닐까. 선생님이라고 해서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들과 같은 높이에서 소통하고 관계 맺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교사를 진심으로 수용해야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이 상호작용하여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겠는가.
나는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 이렇게 원대한 이상을 지니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훌륭한 교사가 어떤 교사냐고 물어보면 정확히 대답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잘 가르쳐주는 선생님, 능력 있는 선생님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금 다시 나에게 훌륭한 교사란 어떤 교사냐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나는 아이들을 내 것으로 보지 않고 각각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 줄 수 있는 교사가 훌륭한 교사라고 말하고 싶다. 먼 훗날에 내 제자였던 아이들이 훌쩍 커서 나를 찾아와 훌륭한 선생님으로 나를 기억해 준다면, 교사로서의 내 인생은 정말 헛되지 않고 보람차게 보냈었더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는 묵묵히 걸어간다.
중고등학교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과 수업 시간을 제외하면 담임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가뜩이나 관계 맺기 어려운 요즘 아이들인데, 실제로 함께 하는 시간은 적고 처리해야 할 일들만 늘어나니 담임의 자리를 찾다가 급기야 학급 담임을 맡지 않으려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와중에 학기 초에 세운 학급운영 계획대로 시도하려다 제 풀에 지쳐 소진되는 교사들은 얼마나 많으며, 학급운영에 좋다며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보지만 이벤트로 끝나버려 회의를 느끼는 교사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관계와 소통이 꽉 막힌 교실에서 아이들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마음에 새긴다면 담임의 자리는 보다 분명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1년을 나고 싶은 담임교사들에게 권하며, 또 다른 누군가의 학급살림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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