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1936년에는 웨일즈 대학의 교수가 되어 국제정치학을 강의했으며 런던 타임즈의 부필주로서 언론활동의 일익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어 1948년, 국제연합의 기초의원에 위원장을 역임하고, 1953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다가, 1955년 모교인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돌아가 후진들에게 역사학을 가르쳤다.
이 책은 E.H 카가 1961년 1월부터 3월에 걸쳐 모교 케임브리지 대학 강단에서 라는 제목으로 연속 강연한 것을 묶어 같은 해 가을에 출판한 것이다.
이 글은 크게 6가지 부분 즉,「역사가와 그의 사실」, 「사회와 개인」, 「역사, 과학 그리고 도덕」,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진보로서의 역사」, 「지평선의 확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내용마다 저자의 역사관이 강력하게 드러나 있다. 즉 카는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 라고 규정하고 역사는 역사가의 해석이며 인간 역사의 끊임없는 변화는 학자의 가치와 관념의 변화에 따라 언제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카 역사관의 핵심이다.
제 1장에서 다루는 것은 역사가와 사실에 대한 것이다. 카는 19세기의 랑케의 실증사학에 반기를 들었다. 즉, 역사적 사실은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가 그 사실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해석에 따라 재구성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역사가는 그가 사는 시대와 사회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므로 역사적 사건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기준은 현재에 있다. 따라서 역사란 현재의 역사가와 과거 사실의 끊임없는 대화 인 것이다.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 랑케는 "역사가란 자기 자신을 죽이고 과거가 본래 어떠한 상태에 있었는가를 밝히는 것을 그 지상과제로 삼아야 하며, 오직 사실로 하여금 이야기하게 해야 한다"고 언급함으로써 역사적 사실들. 그 자체에 큰 비중을 두었었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되는 역사인식론이 금세기에 크로체나 콜링우드에 의해 반박되었다. 즉 "모든 역사는 현대의역사이다" "모든 역사적 판단을 기초를 이루는 것은 실천적 요구이기 때문에 모든 역사에는 현대의 역사라는 성격이 부여된다. 서술되는 사건이 아무리 먼 시대의 것이라고 할지라도 역사가 실제로 반영하는 것은 현재의 요구 및 현재의 상황이며, 사건은 다만 그 속에서 메아리 칠 따름이다."라는 글들에서 보듯이 역사랑 본질적으로 현재의 눈을 통하여 현재의 문제의 관점에서 과거를 본다는 데에서 성립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역사가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E.H 카는 그러나 중심을 과거에 두는 역사관과 중심을 현재에 두는 역사관의 중간 입장을 취하고 있다. 즉,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과는 평등의 관계있는 것이다. 역사가란 자기의 해석에 맞추어서 사실을 형성하고 자기의 사실에 맞추어서 해석을 형성하고 하는 끈임 없는 과정에 종사하고 있다. 요컨대 역사가와 역사상의 사실은 서로가 필요하다, 사실을 못 가진 역사가는 뿌리를 박지 못한 무능한 존재이다. 역사가가 없는 사실이란 생명 없는 무의미한 존재라는 것이다. 역사란 결국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 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제 2장 에서는 과거의 사건의 주역은 누구인가, 곧 역사적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종래의 역사가들은 위대한 천재적 개인의 창조력에서 역사의 원동력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카는 역사란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개인의 의도를 초월한 힘을 가지는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 역사가는 자신의 사실과 연구에 대해 어떠한 주관적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이러한 입장 자체에는 특정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역사가에 대한 것과 함께 그의 연구대상 역시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즉 역사가의 연구대상은 개인의 행동인가 아니면 사회적 힘의 작용인가라는 물음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역사가가 문제에 접근하는 입장부터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그의 연구를 충분히 이해할 수도 없고 평가할 수도 없다. 동시에 그 입장 자체는 사회적 역사적 배경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카의 다음과 같은 언급들은 의미심장하다. 즉,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서 우선 역사가를 연구하라. 역사가를 연구하기에 앞서서 우선 그의 역사적 사회적 환경을 연구하라.
요컨대 역사가는 개인인 동시에 역사와 사회의 산물이다.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상호과정은,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라고 지적한 바 있지만, 추상적인 고립된 개인들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오늘의 사회와 지난날의 사회와의 대화인 것이다. 과거는 현재의 빛에 비쳐졌을 때에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며 또한 현재도 과거의 조명 속에서만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과거 사회를 이해시키고 현재 사회에 대한 그의 지배를 증진시킨다는 것이 역사의 이중적 기능이라는 것이다.
제 3장의 역사의 과학성 관한 것이다.
사회과학이라는 학문분야가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과학화의 어려움에 대해서 논하면서 역사학의 정체성에 대해 그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즉,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개념을 그는 전면적으로 재수정될 것과 사회과학 특히 역사학은 만약 이러한 과학에 대한 개념이 바뀌지 않을 경우, 과학이 아니라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카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기본 목적이나 근본절차에 있어서 방법은 동일하다고 생각했으며, 어떤 과학이든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 및 상 호 관계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역사가와 자연 과학자는 설명해야할 기본적인 목적과 문제를 제기하고 대답하는 기본적인 방법에서는 똑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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