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말 아이들 독후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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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괭이부리말 아이들 독후감2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3년 전 즈음에 TV프로그램 ‘책을 읽읍시다’를 통해 알게 되어 호기심에 처음 읽게 된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아련한 빛이 피어오르는 흙색의 겉표지와 제목만 보아도 따뜻하고 정감이 가는 책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짐작대로 이 책은 내 이웃들을 돌아보고 그것에 대해 함께 아픔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내 주변에 늘 있지만 내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에 대해 알게 해주었고, 책을 읽을 당시 좁은 시야로 내 생각만 하며 살아가기에 급급했던 나에게 좀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이 세상에는 내가 도와야 할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나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어서 매우 인상적인 책이었다.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인 괭이 부리말, 그 곳에는 전쟁과 경제 발전이라는 모순된 정책으로 인해 버려진 어른들의 이야기가 있다. 전쟁으로 인해 난민들이 한 곳에 버려져 머물러 산다는 이야기는 제법 많이들은 소리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머리로는 알되 마음으로 차마 느끼지 못했던 경제발전 정책의 이면에 대해 내 가슴속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 책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숙자와 숙희 자매이다. 둘은 쌍둥이면서도 성격은 서로 매우 다르다. 숙자는 15분 차이로 언니가 되었으면서도 매우 성숙하고 차분하며 인내심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반대로 숙희는 엄마에게 애교도 잘 부리고 자신의 감정에 매우 솔직한 어린애 같다. 이들의 친구인 동준이는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빠는 어디 계신지도 몰라서 형과 단둘이 외롭게 살고 있다. 가난해서 하루 중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학교 급식 뿐이지만 씩씩하고 밝게 잘 크는 동준이는 참 기특한 인물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동준이의 형인 동수는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본드로 환각상태에 빠져들고 학교도 스스로 그만두어 미래가 어두운 상태였다. 그의 친구인 명환이도 평범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리 행동도 몹시 굼뜨고 빙충맞아 보여서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고 동수를 따라 본드를 한다. 평생 고생만 하다가 병들어 돌아가신 어머니를 잃고 슬퍼하던 영호라는 인물은 우연히, 본드를 하는 동수와 명환이를 만나게 되고 아이들을 따뜻하고 넓은 품으로 보듬어 준다. 또 그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숙자의 담임선생님인 명희는 처음에는 좀 망설였지만 결국 영호를 도와 아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인물이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이 일곱 명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처한 상황과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들이 대처해 나가는 모습 등을 통해서 읽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무언가 뭉클하고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덕분에 나도 나와는 많이 다른 모습의 이들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슬프게 읽혔던 부분은 숙자와 숙희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부분이었다. 아침에만 해도 숙자와 숙희를 학교로 바래다주시며 저녁때 자장면을 먹으러 가자고 밝게 말씀하시던 아버지,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진히 애를 쓰며 쉴 틈 없이 일하시던 아버지가 1톤짜리 펄프 더미에 깔려 그 몸이 수습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짓이겨져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마치 내가 숙자와 숙희가 된 것처럼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눈물이 흐르는 듯했다. 숙자의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도 숙자의 아버지처럼 가족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일하시는데……. 나와 동생에게 충분히 베풀어 주시면서도 더 주지 못하셔서 미안해하시고 나에게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아버지……. 아버지의 소중함에 대해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항상 베풀어주시기만 하시니까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만 알고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했는데 만약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내가 숙자처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면……. 정말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아버지께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조차 할 수 없다면 이것은 정말이지 평생 동안 가슴에 한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오랫동안 마음 한쪽에서 아버지를 외면해 왔던 나는 부끄럽고 죄송해서 아직도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직접 고백할 용기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쉬운 그 말이 아버지께는 왜 그리 어려웠을까……. 앞으로는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해드리고 싶고 아버지가 퇴근하시면 어깨를 주물러 드리며 이젠 나의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말씀을 좀 더 귀 기울여 듣는 착한 딸이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꼈다. 나는 그동안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능력이 있으면 살아남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패배한 어른들은 자신의 능력이 없음을 책임져야 한다고 냉담히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능력 없음을 책임져야 한다는 건 여전한 내 가치관이지만 출발선과 달릴 수 있는 여건은 같아야 한다. 괭이부리말의 아이들 숙자, 숙희, 동준, 동수, 명환이까지 모두 출발선에조차 오르지 못한, 오르더라도 한참이나 뒤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다. 그러니 그들은 뒤쳐져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아이들을 탓할 수 있을까? 책 속에 의미심장한 말이 있었다. 동수가 들어간 구치소의 한 방에 있는 사람 열한 명 중 여섯 명이 괭이부리말 사람이라는 것이다. 괭이부리말 사람들만 다른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이 그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가난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사람을 절망에 빠져들게 하고 위태로운 길로 들어서게 한다. 가난과 돈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고 사람들이 자살하고 상상치도 못할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이 최소한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모순된 정책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최소생계보장제도가 실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턱없이 모자라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같이 출발선에 서서 함께 밝은 내일을 꿈 꿀 수 있을 만큼의 보장은 사회와 우리 모두의, 회피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영호삼촌이 김명희 선생님과 대화 중에 한 말이다. 아이들이 영호를 의지하며 스스럼없이 만나는 모습에 대해 부러워하며 앞으로 잘해 보겠다고 다짐하는 명희에게 영호는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명희야, 꼭 고백하고 싶은 게 있는데, 아이들한테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나한테 아이들이 필요해.”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있을 곳을 마련해주고,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들이고, 아이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준 영호삼촌.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삶의 희망과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그가 나는 매우 부러웠다. 나는 내심 아직도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앞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아직도 남을 돕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데 영호삼촌은 힘든 시련 속에서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따뜻하고 비록 보이는 것은 그렇지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매우 풍족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가 이 붕괴 직전의 불안한 사회를 그나마 떠받쳐주고 있는 숨은 공신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러한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영호삼촌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독자인 내가 짐작하건데 앞으로의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여 본다. 스스로 지지대가 되어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준 영호 삼촌. 이 사회는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하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고 사회의 일부분이 되어 사회를 떠받치는 그러한 사람 말이다.
크리스마스에 버려진 아이인 호용이는 이 튼튼한 가족의 막내로 들어온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해 하루 종일 끊임없이 먹고 떨어져 있는 것을 불안해하는 이 아이도, 다른 가족의 구성원들처럼 더 밝아진 눈빛을 가진 아이가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새해 첫날, 숙자의 어머니가 여자아이를 낳으면서 괭이부리말 안의 소중한 사람들의 희망의 상징이 된다.
이 작품속의 인물들이 새로운 계절인 봄에 각자의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은, 긴 겨울동안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도 견딜 수 있는 것, 버려져도 다시 재생 할 수 있는 것은 혼자의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마음을 열어 서로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며 아껴주는 것이야말로 희망과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그 동안의 내 개인적인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사회의 경제적 모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또한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었고, 공동체가 따뜻해져야 나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베풀며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한권을 통해 이렇게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우게 될 줄 몰랐는데, 너무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