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영은 신춘문예 당선 소감에 "내가 쓰는 소설이 이 견고한 세계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질 수 있기를.섬뜩하게 베어져 나온 삶의 단면들이 그 속내를 드러내고 도마 위에 펼쳐지기를 꿈꾼다."고 하였는데 처음 등장할 때부터 소설을 대하는 태도가 여느 작가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섬뜩하게, 단면, 도마 위’와 같은 어휘를 통해 알 수 있듯 그의 작품 행보가 사람들이 흔히들 인식하는 ‘여성스러운 작가’의 고정관념을 넘어 육식성과 그로테스크한 문학으로 갈 것임을 암시하고 있고, 천운영은 그러한 작품 활동을 지금껏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바늘’은 신인의 패기와 농익은 문학성의 위용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지금까지도 많은 평론가들의 비평을 받아오고 있는 작품이다. 등단작 이후로도 천운영은 심도 있는 문제작을 계속 발표함으로 짧은 시기에 적지 않은 주목을 받는 작가로 떠오르고 있다. 90년대부터 이어져왔던 도시적 감수성과 댄디즘(*댄디즘 : 댄디(dandy:멋쟁이)에서 나온 말로, 세련된 복장과 몸가짐으로 일반사람에 대한 정신적 우월을 은연중에 과시하는 태도를 말한다. 예술가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정신적 귀족주의’라고 할 수 있다.) 계열의 소설이 범람하던 차에 인간의 본성을 깊이 파헤치는 천운영의 일련의 작품들은 인간탐구라는 문학의 본령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는 데 그 주목의 이유가 충분하다고 하겠다.
우리 조는 이번 발표문을 통하여 소설 에서의 ‘바늘’이 주는 의미와 소설 을 견고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들을 면밀하게 분석할 것이다.
Ⅱ. 본론
1. 소설 에서의 ‘바늘’이 주는 이중적인 의미
① 바늘을 통한 강함
에서의 ‘나’는 누구보다도 추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여자이다. 그리고 외모의 결핍과 함께 말도 더듬고 부모의 사랑에 대한 결핍까지 갖고 살아가는 여자이다.
나에게 문신을 받으러 찾아오는 801호에 사는 남자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 그리고 ‘나’와 비교해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는 남자이다. 하지만 801호 남자는 ‘나’의 외모와 언어적 결핍이 아닌 강함과 남성성에 대한 결핍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바늘을 통해서 누구보다 강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그녀 역시 모성에 대한 결핍을 느낀다.
“툭 튀어나온 광대뼈와 곱추를 연상케 할 정도로 둥그렇게 붙은 목과 등의 살덩이,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목소리, 뭉뚝한 발가락…(중략)…거기에 나는 말까지 더듬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내 바늘끝에서 나오는 문신을 보고 추함과 연결시키는 사람은 없다.”
“나는 그의 가슴에 새끼 손가락만한 바늘을 하나 그려주었다. 티타늄으로 그린 바늘은 어찌보면 작은 틈새 같았다. 어린 여자아이의 성기 같은 얇은 틈새. 그 틈으로 우주가 빨려들어갈 것 같다.
천운영, , 창작과 비평사, 2001
심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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