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미치 앨봄
이 책은 한 놀이공원에서 평생 일해 온 노인이 한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직후 시작된다. 그 사람은 삶에서 큰 의미를 찾지 못했지만, 어쩌면 자신이 맡았던 역할을 진심으로 수행하던 이였다. 매일 낡은 기구를 점검하며 안전을 책임지던 그의 손은 기름때에 찌들어 있었다. 주변에서 박수를 받지도 못했고 어딘가에서 감사 인사를 듣는 것도 드물었다.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고 그는 마지막 숨을 거두게 된다. 이후 그는 특별한 공간에서 여러 인물을 차례로 만난다. 각 인물은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며 지나온 날들을 새로이 바라보도록 만든다. 독자는 그의 여정을 지켜보며 삶이란 어떤 가치로 연결되어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숨이 멎은 뒤에도 사람은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옛날 놀이공원에서 일했던 작은 일상의 이야기가 거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딱딱하지 않게 전개되지만 어딘지 모르게 깊은 생각거리를 남긴다. 작가는 부드러운 문체로 각 장면을 그려낸다.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그 노인의 과거가 드러나는데 전쟁의 흔적도 있고 회한이 뒤섞인 기억도 있다. 그가 천국이라 불리는 곳에서 마주하는 다섯 인물은 모두 다른 성격과 의미를 품고 있다. 각 만남이 끝날 때마다 그의 시야가 확장된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깨닫지 못한 교훈을 대신 보여주는지도 모르겠다. 고단했던 그의 생이 그곳에서 조금씩 풀어지는 것 같았다.
그의 본명은 에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놀이공원에서 자라왔고 아버지 역시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잠시 다른 길을 걷기도 했지만 결국 돌아와 기계 정비를 맡았다. 그는 남에게 큰 관심을 주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이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으로 보도된다. 나이가 지긋해지고 기력을 많이 잃은 그는 가끔씩 바다 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떤 기억들이 그를 붙잡았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는 듯했다. 그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모든 비밀이 밝혀진다. 그리고 독자는 그 여정에 동행하며 사람의 인연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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