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폐도` 책을 읽고 나서
전부터 서안이라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양귀비가 목욕했다던 화청못이 있는 곳, 진시황의 병마용이 있고 중국의 고대모습을 간직한 도시. 우리가 전에 배워왔던 상해나 북경의 화려하고 복잡한 모습과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었다. 북경이나 상해가 화려한 중국 신여성의 이미지였다면 서안은 그저 순진 무구한 옛날 시골 처녀의 이미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접한 서안의 모습은 예상하고 있던 서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기대했던 바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한다. 순진한 시골 처녀의 모습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소설을 읽어 내려가는 시간동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더 이상 서안은 예전에 내 머리 속에 각인 되어있던 서안이 아니었다. 세월에 찌들고 현실에 맞추어 다시 재생산된,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서안의 안타까운, 그리고 타락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설에는 서안의 4대 유명인사가 나온다. 화가 왕희면, 서예가 공정원, 서부악단 단장 완지비, 그리고 작가 장지접. 이들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가 문화계 인물이라는 점이다. 한 명도 아니고 유명인사라는 사람들이 모두 예술가라는 점은 서안이라는 도시가 문명, 문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 서두에 등장하는 주민부터도 작가가 되기를 갈망하고 작가 장지접의 명성에 기대어 문학계에 등단해보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주민뿐 아니라 대학생, 사업가, 가정부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들이 꿈꾸는 이상향은 바로 작가가 되어 이름을 널리 떨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장지접의 집은 매일 작가지망생들로 들끓는다. 서안에서만큼은 대통령보다, 시장보다 더 높은 사람이 바로 예술가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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