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냐 현실이냐 대기업 범죄 처벌
- 대기업범죄, 법과 원칙에 의한 처벌?
경제 현실을 감안한 선처?-
대기업의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 논란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 한쪽에서는 경제의 안정을 위해 선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법은 만민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논리로 절대적으로 법에 기초하여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왔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대기업의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에 그친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본다면 이것은 정의와 현실 사이의 딜레마인 것이다.
최근 정상명 검찰총장이 현대 자동차의 정몽구 회장 구속 의견을 받아들인 것은 ‘경제 현실’과 ‘법 원칙’ 사이에서 결국 ‘원칙’, 즉 정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를 중심으로 정 회장을 구속할 경우 현대차의 경영 공백은 물론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으나, 이를 이유로 수사 결과와 동떨어진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 판단이 옳다, 그르다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다만 나의 생각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가의 경제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조금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나’ 라는 약간의 안타까움이 생긴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막대한 손실 뿐 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해외시장에서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장기적으로 국내 수출업계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현재 구속 기소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보석 신청을 앞두고 정 회장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 제출이 아프리카·중동 등 해외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완성차업체, 부품협력업체,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등 자동차업계가 정 회장 복귀를 요청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는 보도는 이러한 사회적 손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출신의 대표적 현대 사상가인 미셸 푸코는 지식인의 정치적 기능 이란 책에서,
“진리란 권력 밖에 존재하는 것도, 진리에서 권력이 배제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진리는 세상에 속한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렇듯 현대사회에서 정의라는 진리는 사회를 반영하는 것으로 어디까지나 사회와의 연관 속에서 성립된다. 즉, 인간 사회의 진리는 사회적 상황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진리로서, 이는 필연적으로 사회와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진리가 인간에 의해 사회적으로 수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인간의 진리란 ‘선택되고 수용’된 것이다. 법이라는 진리 역시 사회적인 현실을 반영하여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법은 만민 앞에 평등하기 때문에 기업에 있어서도 평등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는 기업의 사회적 특수성을 망각한 채 내세운 말이다. 국가유공자나 국가 사회 기여자에 대한 혜택 등 사회적 특수성을 지니기 때문에 법 또한 특수하게 적용되었던 사례 또한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경유착’이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부르짖는 것은 기업이 국가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한 행위라 볼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법 역시 기본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공공복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 법의 유연한 적용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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