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도가니
책을 읽으며, 이 책의 제목이 왜 도가니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 책은 행복한 사랑이야기일 것 같은 표지와 제목과는 다르게 처음에는 매우 어둡고 으스스한 공포영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언제나 그렇듯,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것은 어렵다. 내가 이 책을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이런저런 잡생각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 잠시 후 책을 펼친다.
강인호라는 주인공은 사업을 실패해 방황하다가 아내의 도움을 받아 무진의 한 청각장애인들을 돌보는 자애학원의 기간제 교사로 취직을 하게 된다. 자애학원은 청각장애인들이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다들 가난하고 부모가 없거나 도망간, 그런 불쌍한 아이들을 맡아주는 곳이었다. 무진의 그 자애학원은 아이들을 잘 보살펴주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자애학원은 처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가 온 첫날부터 한 꼬마 어린아이가 기차에 치여 죽었다.
죽은 아이는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어떤 것을 종이에 써서 죽기 전 그것을 손에 들고 있었다. 하지만 형사들은 그것을 보고도 어떤 뜻인지 알아내지 못한다.
남자가 기간제 교사로 활동하는 자애학원에서 차츰 비밀이 밝혀진다. 그냥 평범한 학교라고 생각했던 남자의 예상은 제대로 빗나갔다. 그는 알았다. 이 학교는 정말 끔찍하다는 것을.
현대사회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극중 학교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폭력만이 아니었다.아이들의 입을 다물게 하고 까지 했다. 주인공은 그것을 보고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공지영 작가가 여자다 보니 그녀의 소설에는 여자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몇 부분 찾아볼 수 있었다.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여자, 가난에 목마른 창녀 등등.. 특히 아이를 가진 부모의 이야기였는데 공지영 작가는 부모가 가난에 시달리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눈물이 글썽일 정도는 아니지만 안타까웠다. 주인공이 사실을 알아채고 나서 한 말 중의 하나가 ‘광란의 도가니’라는 말이었다.
그 단어를 보고 든 생각은, 아.. 이건 정말 엄청난 이야기구나.. 단지 한 단어를 보고서 든 생각이였지만 책을 읽어가며 그 생각이 맞았다고 확신을 갖게 되었다.소설에선 노인에 가까운 자애학원 교장선생이 자신의 학교의 청각장애인 소녀를 성희롱하고성폭력을 가했다.
그것을 알게 된 주인공이 신고를 하려고 하지만 경찰이며 어디며 모든 곳이 그 교장과 연결되어 있어 신고를 해도 아무 소용 없었고, 해결되지 못한 채 종결되어 버린다.이게 어떻게 21세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울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다.대체 국가는 부정부패를 일삼는 정신 나간 인간들을 찾아서 잡아내지 않고 무얼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문득, 소설 속에서의 부정한 세력과 사람들이 마치 소리 없이 불쌍하고 가난한 국민들을 묵살시키는 국가와도 같다는 생각에 화가났다.
주인공은 자신이 무진에 왔을 때 죽었던 아이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 아이의 형제인 다른 아이가 몸이 시퍼렇게 멍들어 있는 것을 보고 연두라는 소녀에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교사중의 한 사람이 당직을 할 때면 이렇게 되어 온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경찰을 찾아가 수사를 요청하지만 경찰은 대충 말을 얼버무리며 수사를 피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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