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감상문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나는 그동안 선생님이란 직업에 그다지 긍정적인 인상을 받지는 않았다. 물론 나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지만 주위에서 들려온 말들은 결코 그러지 않았다. 학생을 성폭행한 교사와 그것을 은폐하려는 학교, 학생의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학교의 모습은 교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부정적이게 했다. 전공을 일어일본학과로 택한 이후로 더 자주 들었지만 주위에서 교직이수를 고려해보라고 했을 때 나는 그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러던 와중에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로 인해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란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덮고 난 지금에 와서 생각하게 된 것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시선은 주인공인 고다니 선생님과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애초에 개구리를 죽이고 자기에게 대드는 데쓰조를 보며 두려움을 느낀 것, 힘든 상황에서 쉽게 지치지만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것,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고다니 선생님과 같은 감정을 유지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데쓰조를 본 후 나의 첫인상은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였다. 부모님을 잃고 아이들과는 말을 많이 나누지 않고 지내는 아이는 반 아이들이나 선생님의 입장에서라면 소외당하기 쉬운 아이였다. 더구나 파리를 수십 마리씩 병에 잡아 기르는 아이라면, 고다니 선생님이 질겁을 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다니 선생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용감하고 아이들을 위할 줄 아는 선생님이었다. 파리이외에는 도무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데쓰조를 위해 파리에 대한 책을 읽고 함께 연구하는 등 자신의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을 낮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다니 선생님의 진심어린 모습으로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데쓰조. 그런 데쓰조를 보자 데쓰조에 대한 나의 인상도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말이 없고 너무나 외로운 나머지 곤충이나 동물 대신 파리를 사귀었던 것인데, 또 부당한 선생님의 처사에 조금 과격했지만 같은 반 친구인 미나코를 감싸줄 줄 알던 아이였는데, 그걸 그저 나쁜 시선으로만 바라보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데쓰조에게 미안해졌다. 역시 누군가를 단지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큰 실수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두려워졌다. 혹여나 내가 누군가를 데쓰조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하고 말이다. 아무리 크지 않은 재주라도 누구에게나 재능이 있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을 텐데, 나의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고다니 선생님이란 존재가 더욱 크고 중요하게 여겨졌다. 저렇게 한사람의 소중함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소중함과 장점을 최대로 이끌어 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선생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고다니 선생님이 없었더라면, 아니 그녀가 만약 학생들을 기계처럼 대하는 여타 선생님과 다를 바가 없었더라면 데쓰조는 나와 같은 반 급우들에게 그저 괴팍하고 남을 괴롭히는 아이 정도로만 남았을 것이다.
미나코에 대한 고다니 선생님의 태도도 나에게는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른 선생님이었다면 교감선생님의 만류를 뿌리쳐가며 몸이 불편한 미나코를 맡을 수 있었을까? 물론 고다니 선생님역시 어느 정도 미나코를 귀찮아하고 힘들어 했지만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따스한 태도로 보살펴 주었다. 그리고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미나코에 대한 친절을 단순히 선생님 한사람의 친절로 끝낸 것이 아니라 반 아이들이 모두 함께 미나코를 배려하고 도울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이었다. 미나코 당번을 만들자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이들을 믿고 미나코를 맡긴 것은 오히려 미나코에게 과잉 친절을 보인 것보다 올바른 행동을 했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미나코의 친구들은 몸이 조금 약한 미나코를 돌봐주면서 어느 책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었던 배려와 봉사의 경험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고다니 선생님이 단순히 이름뿐인 선생님이 아닌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할 줄 아는 선생님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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