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학교 이야기 독후감4
물론 학교 교육체제가 사회 및 학생들의 변화와 교육적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직되어 있고 권위적이라는 점을 공교육 위기라 생각하고 있다.
처음 내가 이 책을 대했을 때 마냥 좋다고 느끼게 된 이유는 당연히 우리, 더 정확히 말하면 나와 비교가 되었고 지금의 나보다 더 즐거운 모습과 표정 속에서 매일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다. 비록 농업학교이지만 이제는 농업학교라는 개념도 내 맘속에서 사라졌을 만큼 좋은 학교란 걸 알게 되었다. 농사를 지으며 수업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이런 모습도 있어야 하는구나. 난 새삼 느꼈다. 자유와 거리가 멀어져 버린, 타율에 의해 지배받는 학생. 그리고 그 속에서 원대한 포부와 이상을 가져야 하는 우리. 여지껏 이런 생활에 더 익숙해져 있는 나니까. 솔직히 이런 답답한 생활에 적응되어지고 있는 나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학교도 있구나 생각했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는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위치한 고등학교과정 전인교육기관이다. 풀무고등기술학교는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는 교훈 아래 1958년 이찬갑, 주옥로 선생에 의하여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농촌, 민중, 실력, 정신교육을 내세우며 풀 무골에 세워졌다. 현재 교사 13명과 1, 2, 3 학년에 한 학급씩 73명이 재학중이며 거의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 다. 풀무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구성원 모두가 가족같은 유대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학교이다. 학생 들은 성서를 포함한 교양과 보통과목, 실업과목을 공부하고 있으며, 학생 자치활동인 학우회와 동아리 활동에 도 참여하고 있다. 사람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본 자질을 갖춘 평민을 기르고자 자연속에서 소 수교육을 하고있다.
처음 풀무학교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도 이런 학교가 있었나 하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미 오랜 시간동안 묵묵히 믿는바 바른 교육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가꾸어 오신 믿음의 선배들로 인해 자부심과 고마움, 숙연함을 갖게 된다.
학생 모두는 재학 3년 동안 생활관(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통해 더불어 사는 법과 자립심을 배운다. 풀무가 특별히 농업고등학교가 된 것은 전인교육을 위해 농업교육이 필요하고 또 농업이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기본과목이기 때문이기도 하단다. 학습과 생활, 노동과 배움, 이론과 실습이 나뉘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존중하고 키우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과목선택 폭이 넓어야 된다고 보고 보통과목, 자유교양과목 외에 주당 30-40%를 화훼, 조경, 축산, 인터넷, 목공, 제빵, 기계, 도예 등 다양한 실업과목으로 선택하게 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농사를 지어(풀무는 유기농업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국내 유일의 학교이다) 학교에서 쓰는 먹거리를 해결하고 있는데 앞으로 논을 더 늘려 주식인 쌀을 자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풀무의 설립자는 평안북도 오산학교 출신인 이찬갑 선생과 홍성 출신인 주옥로 선생, 이렇게 두 분이다. 두 분은 함석헌, 김교신 선생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홍동에서 열린 한 성서집회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의기투합하여 학교를 세우기로 한다. 그들이 만난 것은 1958년 1월 10일, 2월 20일에 학교 설립 발기인회를 조직, 4월 4일 마을의 낡은 방앗간을 헐어 그 재목으로 교실 하나, 교무실 하나인 학교를 짓고 4월 23일 학생 18명, 교사 2명으로 개교를 하게 된다. 비록 “너무 초라하다”고 평을 받기도한 개교식이었지만 이렇듯 일사천리로 일이 이루어진 것을 볼 때 두 분 설립자의 교육에 대한 염원과 준비를 헤아리게 해 놀랍기만 하다. 이찬갑 선생은 가정방문 가는 길이면 길가에 떨어진 유리조각을 호주머니에 넣어 늘 호주머니가 불룩했다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생각해 봐라. 길마다 유리조각이 널려 있다. 여름에 맨발로 일하시는 부모들이 다치기 쉽지. 그런데도 왜 자꾸 벌릴까? 왜 남이 버린 것을 줍는 이가 없을까? 모두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지. 우리나라 사람은 우선 자각을 해야 한다. 글씨 한자 쓰고 말 한마디 하는 데도 자각해서 정성과 정신이 있어야 한다. 알겠니?” 하고 말하곤 했단다. 1966년 고등부 제1회 창업식 에서 주옥로 선생은 “학원은 다만 여러분에게 하나님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구실을 했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직접 진리에 부딪치며 사시오. 진리 안에서는 무엇이고 할 수 있고 진리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 단편적인 예를 통해서도 두 분 설립자의 성품과 교육이념이 어떠했는가 엿볼 수 있으리라.
풀무라는 이름은 학교가 세워진 곳의 옛 이름인 ‘풀무골’에서 유래하였는데 바람을 내어 숯불을 빨갛게 피워 녹슨 쇠, 무딘 쇠를 달군 뒤 정성껏 모루에 쳐서 호미나 낫 같은 쓸모 있는 농기구를 하나하나 만들 듯이 학교 생활 속에서 정성껏 훈련받아 한 사람 한 사람 정직하고 쓸모 있는 평민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설립하신 분들이 지은 이름이라 한다.
풀무의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중에는 입학식과 창업식(졸업식)이 있다. “일생의 벗이 될 친구, 선후배, 부모같은 교사와 함께, 집안의 어른인 예수를 모시고 풀무 식구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행사”인 입학식에서는 여러 선생님들이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나와 자기 소개와 당부의 말을 하고 이어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나와 차례로 가족 소개를 하고 입학 소감을 말한다. 그리고 학생들을 ‘열 가지 약속’을 선서하는데 그 중 첫 약속은 ‘성서를 열심히 배우겠습니다’이다. 이 약속대로 학생들은 아침 6시30분에 전체학생이 모여 학생 사회로 성서 한 장씩을 돌려읽게 되며 3년이면 구약, 신약성서를 한 번 읽게 된다. 그밖에 1주일에 한 시간씩 성서시간이 있는데 학생들이 모둠을 짜서 성서의 내용을 요약하고 소감을 발표하고 모르는 곳은 함께 토론한다. 입학식에서와 마찬가지로 학부모들은 모두 학교 생활 내내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학교 예산 편성에서 시설 후원 및 특강, 자문, 요리실습 등도 맡아 가르치고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손수 심어 주기도 하고 생활관에 한 번씩 와서 밥도 해 주고 설문지를 돌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적극적인 풀무 가족이 되어 학교를 이끌어 가고 있다.
창업식은 ‘배움에 끝이 있겠느냐, 이제 시작이다, 인생의 졸업은 한 번 뿐이다’는 생각으로 설립자 주옥로 선생이 지은 이름이다. 창업식 전에 학생들은 모두 창업 논문을 써서 10월 풀무제 때 발표를 한다. 97년도 창업 논문을 살펴보면 ‘BMW방식에 의한 유기농업 축산’ ‘국산 밀을 원료로 하는 제빵, 제과 기술’ ‘한국 천문학의 역사와 고대인의 우주관’ ‘백제사와 주변국과의 문화적 연관’ ‘소위 대한교육의 형태와 풀무학교의 교육과의 비교’ ‘한국의 불교 및 유교 발달사 개관’ ‘한국어의 어원과 변천’ ‘동북아시아 각국의 의식구조와 문화 배경연구’ ‘자동차 주행의 원리와 기본 정비 기술’ ‘개량 한복의 의상 디자인’ ‘교회 음악의 역사’ ‘대중문화와 청소년 교육’ ‘한일 문화 비교론’ 등 매우 다양하다. 창업식 때는 졸업장 대신 창업의 경전으로 성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창업식에서 일체 시상을 하지 않는데 상은 인생을 마친 뒤 하나님께 받는 것이라야 진짜다, 출발선상에서 무슨 상을 받는가 하는 생각에서 주지 않는단다. 그리고 창업식 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들어 3년을 회상하고 장래를 기원한다. 학생들의 진로는 대학 진학, 해외 유학, 지역에 남아 농사 배우기, 기술직으로 직장 가기 등 다양하다. “자기 능력에 맞게 스스로 뜻 있는 진로를 결정하고, 그 길에서 일생 충실하게 사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고 곧 학교의 간판입니다” 라고 교장 홍순명 선생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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