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경험
3. 한국 사회에 告함
요즘 우리 아버지를 비롯한 한국의 아버지 세대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가정과 사회를 위하여 한평생 헌신하셨고, 또 어느 정도 외형적인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아버지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아니 행복해질 수 없다. 그들은 그들이 이룬 수많은 업적을 다 말하기 전에 그들은 그의 아들들에게 부정되고 버림을 받는다. 정치 현실도 이와 비슷하다. 정권 교체 과정에서 모든 전직 대통령들은 실패자로 낙인 찍히고 새로운 지도자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라고 말하면서 이 전 세대 정치인을 부정하기에 바쁘다.
이 책의 저자는 60년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이제는 아버지 세대에 이른 엘리트 지식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와 그보다 뛰어난 그 동료들이 여러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반복하는 것을 보고 한국 남자들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데서 기원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서술 이유라고 저자는 밝힌다. 이러한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 저자는 인격체가 형성되는 시점인 5살부터 12살까지 자기 자신의 유년기를 분석의 대상로 삼는다. 그는 어찌 보면 소중하고 부끄러울 수 있는 개인적인 가족과 자신의 이야기를 적날하고 소상히 고백하면서 한국 남자들의 정체성을 결정지은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와 한국사회의 구조적 특징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에게 아버지는 원뿔의 꼭지점과 같았고, 어머니는 원뿔의 평면과 같았다. 아버지는 거의 신과 같은 존재이며 어머니는 신을 위해 하루 종일 봉사하는 성스러운 하녀와 같았다. 또한 아버지는 추상적인 개념의 존재이나 어머니는 살가움, 부드러움, 사랑의 개념의 존재였다. 이러한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 속에서 그는 ‘동굴 속 황제’로 키워진다. 한 남자 아이가 ‘어머니의 공간’ 속에서 따뜻한 사랑 받으며 ‘동굴 속 황제’로 탄생하여 ‘아버지의 공간’ 속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부러워하고 본받으며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한국에서는 프로이트 말처럼 ‘나-어머니-아버지’의 작은 삼각형 형식이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확대된 ‘나-가족-국가’의 연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나라는 존재는 아버지 앞에서는 티끌처럼 작았지만, 타인 앞에서는 아버지를 변호하고 대표하고 흉내 내려고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점차 나는 ‘동굴의 황제’가 되어 가고 마지막으로 진정한 의미의 ‘동굴 속 황제’가 되는 길은 아버지를 살해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결의 방법이 서양의 경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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