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1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이 제목을 봤을 때 이 책이 무엇에 대한 책인지 예상을 할 수가 없었다. 뭔가 서로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삶 읽기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 읽기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삶 읽기라는 말은 생소하였다. 그리고 이 책의 부제는 ‘바로 여기 교실에서’인데, 지식인과 글 읽기와 삶 읽기가 무슨 연관성이 있어서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인지 의아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책이 쓰여 진지 20년도 넘은 책이기도 하고 제목부터도 나와는 거리감이 있게 느껴져서 무척이나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지식인이라고 하면은 이제야 갓 대학에 입학한 나를 말하는 것 일리는 없고, 이것저것 사회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일컫는 말일 것 같아서 더욱 선뜻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 이전 책들 보다 읽기 쉬웠던 것 같다. 그전에 책들은 이론서와 같은 느낌이 났지만, 이 책은 학생들이 직접 쓴 글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인지 읽기 편하였다.
책에서 글 읽기와 삶 읽기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하였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는 문학 같은 책은 우리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읽다보니 그런 뜻이 아닌 것 같았다. 이론과 개념 같은 것을 적어놓은 책들도 우리의 삶에 연관 지어 내면화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책에 나온 이론과 같은 것들을 우리의 일상적인 체험과 결부시켜 생각을 해야 이해가 잘된다는 것은 정말 공감이 간다. 고등학생 때 친구가 나에게 모르는 부분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는데, 설명할 때 개념만 줄줄 말해주는 것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었던 일 같은 것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해주면 나도 쉽게 설명할 수 있었고 친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수업을 들을 때도, 교과서에 나온 개념만 줄줄 설명해주는 선생님의 수업시간은 이해도 되지 않고 지루하고 힘들고 개념을 설명하여 줄때 사례를 섞어 설명을 해주면 이해하기 쉽고 수업이 재밌게 느껴지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식민지적이라는 것을 ‘자신의 문제를 풀어갈 언어를 가지지 못한 사회, 자신의 사회를 보는 이론을 자생적으로 만들어 가지 못하는 사회’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책은 주체적인 글 읽기와 글쓰기를 하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오랜 시간에 걸친 입시교육으로 인하여 주체적인 글 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제야 나는 책의 제목을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탈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이라는 것은 주체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뒤늦게 책의 제목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제목에 대한 의아함이 풀리자 답답함이 사라져서 더욱 책의 내용을 편하게 집중하여 읽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책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내 삶과 관련지어 읽을 수가 있었다.
20년이 넘은 오래된 책이지만 마치 현대 상황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을 읽어나갈 수록 뜨끔거리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정말 수동적인 글 읽기를 하고 살아가고 있다. 동욱이라는 사람이 교과서와 관련되지 않은 책을 읽는 것은 시간낭비라 느껴진다고 하였는데, 이 말에 몇 번이고 공감할 수 있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하여도 책 읽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고등학교 입시준비 때문에 공부와 관련되지 않고, 수행평가와 관련되지 않은 책들은 한권도 읽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가고 연합고사만 끝나면 다 읽자고 생각해서 읽고 싶은 책 목록까지 만들어 놨지만 지금까지 그 책에서 읽은 책은 몇 권되지 않는다. 연합고사가 끝나고 책들을 좀 읽긴 했지만, 1년 동안 책을 멀리하고 살아서 인지 책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그래도 고1때까지는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책을 조금씩 읽었다. 하지만 고 2때부터는 다시 입시 준비를 하기 바빠 수행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교과서나 문제지 외의 책은 거의 읽어보지 못한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역시 수능이 끝나면 읽을 책 목록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 목록에서 아직까지 읽은 책은 거의 없다.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 나온 말대로 입시교육의 뿌리가 너무 깊어 새로운 책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과제를 하거나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나는 비판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몇 년 동안이나 그저 교과서와 문제지에 나와 있는 것을 달달 외우기만 해서 그런 것인지 비판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수업들은 무척이나 힘이 든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이나 또래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 있다. ‘결정장애’라는 이 말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내가 알바를 하는 곳에서도 무엇을 살지 한참동안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친구들이 결정장애냐고 얘기를 하기도 하고, 무엇을 사야할지 결정하지 못해 몇 분씩 같은 자리를 서성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서로에게 결정자애라고 하며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나도 친구들에게 결정장애가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때마다 나도 인정하며 웃어넘기지만, 이것이 과연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삶인데 주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며 강압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안심을 하는 것은 웃어넘기기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으며 결정장애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내 생각에는 입시제도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저자도 책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자유와 자율을 누릴 기회가 왔지만 몸을 기댈 새로운 권위를 찾아 헤매는 ‘입시 중독증 환자’. 나는 결정장애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입시 중독증 환자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읽기가 자신의 삶 읽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는 점을 알아채기를 원하였다. 그리고 나는 저자가 원한대로 나의 책읽기 습관이 나의 삶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가 있었다. 책을 주체적으로 읽지 않고 수동적으로, 무비판적으로 읽는 나의 독서 태도는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이라는 것을 축소시켜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고치려고도 하는 점이라서 그런지 책의 내용이 더욱 나에게 깊이 와 닿았다. 내가 앞으로 책을 읽을 때, 적극적이며 창조적으로 읽다보면 나의 삶의 자세도 변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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