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옥수수의 습격을 감상하고(우물 안 개구리의 식습관)
SBS스페셜 옥수수의 습격을 감상하고
학창시절 내내 학업성적과 함께 항상 날 따라다니던 지긋지긋한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다이어트. 여자는 평생이 다이어트라고 하더니 그게 정말 맞는 말 같다. 이제까지 살면서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 토마토, 고구마, 오이, 두부 등등 원 푸드(one food) 다이어트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비법을 따라하는 등 수 없이 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했었다.
그 중 가장 많은 효과를 봤던 다이어트는 내가 하루 동안 먹었던 음식들을 수첩에 일일이 적고 그 양을 점점 줄여 나가고 하루를 반성하는 것이었다. 그 때 당시 먹는 양을 조절하며 한 달을 생활했더니 무려 7kg이 빠졌다.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한 달 후 체중계에 올랐던 나조차도 깜짝 놀랄 결과였다. 하지만 남들처럼 밥 한 숟가락으로 하루를 버티는 게 아니라 먹을 만큼 먹으며 하루 세끼 외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그런 결과를 이뤄낸 것이다. 밥을 먹을 시간에 내가 먹고 싶은 피자나 빵으로 때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 다이어트를 하며 알게 되었던 이 방법이 다이어트의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리포트를 위해 ‘SBS스페셜 ’을 보며 더욱 더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이 영상의 첫 장면은 정말 놀라웠다. 미국에 살고 있는 지미 무어씨가 예전에 입었던 바지를 지금의 그가 입어보는 장면이었는데 사람이 저렇게도 살이 빠질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그의 다이어트 방법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살을 뺄 수 있게 된 비법을 알려주겠다며 취재진들을 부엌으로 데리고 가더니 냉장고에서 버터를 꺼내 프라이팬에 세 숟갈을 듬뿍 퍼서 계란을 깨 넣어 먹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 장면을 볼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코웃음을 쳤다. 보기만 해도 살이 찔 것만 같은 버터를 생으로도 퍼먹는 걸 보며 도대체 어떻게 저 방법으로 살을 뺐을까 의문이었다.
그 다음 영상은 프랑스에 사는 르텍시에씨의 사연이었다. 그는 버터와 달걀, 고기, 치즈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적용한 후 3개월만에 몸무게도 줄고 고혈압도 크게 좋아졌다고 했다. 앞서 나왔던 지미 무어씨의 사연과 비교해 보니 공통점은 딱 하나였다. 동물성 식품. 그들이 즐겨 먹던 음식들은 모두 동물성 식품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물성 식품만으로 저런 결과들이 나왔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흔히 동물성 지방은 비만과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고 있다. 동물성 지방이 풍부한 식품을 먹고도 건강이 오히려 좋아지는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정말 의문이었다. 그 의문은 영상을 계속 보며 점점 풀리기 시작했다.
버터를 좋아하는 프랑스에서는 버터가 그들이 먹는 음식의 핵심 재료라고 한다. 그런데 콜레스테롤 신화에 떠밀려 버터를 못 먹게 된 프랑스인들이 늘어나자 프랑스 영양학자 피에르 베일은 버터의 구성 성분을 연구했다고 한다. 그 결과 2006년 피에르 베일은 버터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버터를 만드는 소에게 무엇을 먹였느냐에 따라 버터의 성분이 180도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서 버터에 면죄부가 내려졌고 피에르 베일은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 버터를 생산해 냈다. 그가 발견한 기적의 버터를 만드는 방법은 너무나도 단순했는데, 옥수수가 주성분인 곡물 사료 대신 풀을 먹이는 것뿐이었다. 1960년대를 기점으로 프랑스의 소들은 풀과 건초대신 옥수수 사료를 먹게 되었는데 옥수수가 소고기와 우유의 성분을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이 영상을 보며 드디어 나의 이해하지 못한 의문들이 풀렸고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실이 너무나 신선했다.
영상을 보면 볼수록 이 신선함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음식 중 옥수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 취재진은 평범한 가정의 아빠와 딸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분석했는데 결과가 놀라움 그 자체였다. 12살인 딸의 머리카락의 34%가 옥수수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것은 즉,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고기와 유제품은 옥수수 사료를 기반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취재진의 분석 결과, 달걀은 60:1, 소고기는 108:1이었다고 한다. 이런 식품을 먹는 우리들의 지방산 비율은 식품의 비율에 따라 불균형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영상을 보며 나의 편견이 한 번에 깨지며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의 이점이 여태껏 잘못 알고 있었다는 말인가 하고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육류와 유제품만으로도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몽골의 유목민들은 고기와 유제품을 주식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몽골인 의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몽골의 고기는 서양 사람들의 고기와는 달리 비만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가축들이 풀을 먹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옥수수로 대표되는 곡물사료를 사용하면서 풀은 잊어 버렸던 것이다. 동물이 풀을 먹고 그 동물을 사람이 먹으면 자연스럽게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들은 풀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말이다.
이로써도 충분히 흥미로웠는데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들이 펼쳐졌다. 오메가 3과 6 지방산. 이를 알기 쉽게 정리해 보자면 둘 다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다만, 오메가-6은 지방산을 축적하고 오메가-3는 지방을 분해하는 일을 한다. 이 둘의 가장 이상적인 비율은 1:1로 원시의 조상들은 두 지방산을 1:1 비율로 섭취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인의 오메가-6과 오메가-3의 섭취 비율은 20:1까지 올라가 심하게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현실이라고 한다. 체내에 오메가-6 지방산이 너무 많으면 지방세포를 증식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옥수수의 알곡은 오메가-6의 구성 비율이 예외적으로 높다는 사실. 옥수수의 오메가-6과 오메가-3의 구성 비율은 무려 66:1이라고 한다.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의 여물통(소고기, 우유, 치즈, 버터)과 모이통(닭고기, 계란)이 옥수수 알곡으로 채워지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들 자신의 섭생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 장면을 보고서야 비로소 왜 제목이 ‘옥수수의 습격’인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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