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조선시대 해양유민의 사회사를 읽고
이 책은 15~17세기 조선시대 제주도 사람들이 배를 타고 제주를 떠나 먹고 살기위해 전전긍긍하며 유랑하던 역사를 알아보는 책이다. 우선,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제주도 해양유민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관심도 없었고, 그저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일거라 생각하고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사회사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으로서 이번에 ‘조선시대 해양유민의 사회사’ 라는 책을 읽어야 했고, 평소에 관심이 없던 제주도 역사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흥미를 갖고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제주도를 떠나 바다건너 육지나 일본 등에 정착해서 삶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약 3년 전에 ‘재일제주인’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재일제주인이란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힘겹게 살았던 사람들을 말한다. 이번에 읽은 제주 해양유민의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들과 똑같이 힘겨운 상황에서 먹고살기 위해 제주를 떠나 유랑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 책에서는 그들이 왜 제주를 떠났으며, 떠난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살았을까 하는 의문을 밝히며 그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고찰을 해본다.
그렇다면 제주유민의 출륙이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하나가 제주도의 척박한 토지이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육지에 비해 농경을 하기 힘든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민들은 자연스럽게 해양교역으로부터 생계를 유지해오고 있었으며, 이들에게는 바다 건너 생활하는 것이 생계유지 수단으로써 꼭 필요했을 것이다. 막약 육지와 같이 비옥한 땅이 있었다면 당시 15~17세기에 그렇게 많은 제주유민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주된 이유는 말 교역 통제에 따른 경제기반 붕괴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제주도는 척박한 토지 때문에 사람들이 농경을 하기가 힘들었고, 자연스레 해양활동이 주된 경제활동의 수단이었다. 이후에 말 교역이 주된 경제기반이 되었으나, 조선시대에 원나라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말 교역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게 된다. 갑작스런 말 교역의 통제는 제주도민들의 생활을 궁핍하게 만들었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제주를 떠나 유랑생활을 하게 된다.
말 교역을 통제했던 당시의 사회상황은 이렇다. 여말선초 제주사회의 변동은 고려 말 원의 제주 지배기에 형성된 목마 경제의 번성이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왔으나, 원이 쇠퇴하고 명이 중원을 장악한 이후, 명은 고려 정부에 제주의 말을 요구했다. 이때부터 제주의 목마 경제 그리고 말자유교역 경제는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 게다가 조선 건국과 함께 중앙정부가 제주 말 경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상황이 이렇다지만, 당시 제주도민들의 경제활동의 주된 수단이었던 말 교역을 통제했던 중앙관리의 결정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는 제주도민들이 출륙했던 이유를 밝히며, 한편으로 저자 본인이 생각하기에 납득이 가지 않거나 의구심이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한다. 예를 들어 중앙관리에 의한 과도한 수탈을 예로 들면, 이것은 전근대 제주사회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던 정책이었는데, 유독 15~17세기에 제주유민의 발생이 크게 급증한 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한 수탈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제주유민은 그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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