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개론 - 제주지역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은 후 - 무의식 속의 민간신앙 - 독후감
-무의식 속의 민간신앙-
민간신앙이라는 말은 자주 들어봤지만 자세히 알아본 적도 없었고 별로 궁금해 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아는 것도 별로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민간신앙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봤던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민간신앙을 미신으로 취급하면서 점차 사라져가는 역사적 유물로 생각했다. 굳이 책의 서술처럼 편을 나누자면 민간신앙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문화자원이므로 더 이상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자료를 수집ㆍ정리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냥 사라져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책의 초반부를 읽자마자 이러한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역시 나는 민간신앙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사람들의 삶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의문은 민간신앙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풀렸다.
민간신앙의 궁극적 목적은 현실적 삶에 기초한 제액구복이라고 한다. 민간신앙이 복을 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로 인해서 민간신앙 습속이 전승되어 왔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람들은 복을 원하는 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민간신앙을 단순히 굿 같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나는 복을 구하기위해서 사람들이 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고 당을 찾고 하는 여러 가지 행위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단순히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책의 초반부에서 신을 분류했는데 신을 분류할 수 있다는 것과 신의 수가 정말 많다는 것에 놀랐다. 여기서 또 나의 단순함을 느꼈다. 신은 다 신이지 지역적으로 붙어있는 여러 개의 마을이 한 신을 같이 모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많아봤자 백 개도 안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처음에 나는 신이 많다는 것이 나쁘게 생각됐다. 신이 많다는 것은 신을 모시는 사람도 그만큼 있다는 건데 나는 신을 모시는 것이 이해가 안됐고 뭐 사람들은 다르니까, 현실과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니까라고 생각을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신을 모시면서 복을 바라는 것은 헛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더 깊이 생각해보니까 그것으로 인해서 고통을 달래주고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구절이 떠올랐고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신을 모시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나도 어려운 상황이 되면 자연스럽게 아는 신은 다 동원해서 기도도 하고 복을 달라고 한다. 비록 그걸로 인해서 복이 진짜 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하면 왠지 진짜 복이 오는 것 같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런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니까 웃음이 났다. 나도 그렇게 행동하면서 나쁘게 생각했다는 게 조금은 민망했고 민간 신앙적 정서가 진짜 무의식적 세계까지 들어와 있다는 것을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민간신앙에도 현실적인 것이 반영된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새로 늘어나고 있는 보살과 법사들은 체계적인 학습과정이 결여되어있고, 제주지역 신과 그들을 위한 굿 절차에 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도 그들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많은 굿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돈을 굉장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싸면 그것에 사람들은 달려든다. 그러한 사고가 민간신앙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또 역술인은 학력을 중요시하는 편이라고 한다. 손님은 물론 역술인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역술가의 수준이 높을 것이라고 믿는 편이라고,,, 학력을 중요시하는 것이 이렇게 깊게 영향을 미칠 줄을 몰랐다. 물론 모든 손님들과 역술인이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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