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블랙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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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우먼 인 블랙 감상평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감상평
11월 12일 대학로에서 이라는 연극을 보게 되었다. 처음 어떤 연극을 볼 지 선택할 때, 라는 작품과 사이에서 갈등했는데 결과적으로 후자를 택했다. 의 경우 예전에 원작 소설을 읽었던 바가 있었고, 그런 종류의 코믹 연극은 몇 번 본적이 있어 대충 어느 식의 진행이 될 지가 예상이 되었었다. 반면에 은 접해본 적이 없던 스릴러극이라고 하니 우선 호기심이 생겼다. ‘영화에서 CG효과를 넣는 것처럼 대뜸 귀신 얼굴이 빵! 하고 등장 할 수도 없을 건데, 어떻게 연극으로 공포물을 상연한다는 거지?’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 관심이었다. ‘파격적 심리 스릴러’ 라는 홍보 문구는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때문에 이 연극을 보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무서운 게 보고 싶다!’ 라든지 ‘난 코믹물보다 공포물이 좋아!’ 하는 선호가 아닌, ‘공포물이 연극의 형식에서 어떻게 상연되는 걸까?’ 하는 호기심에.
극장에 입장하니 ‘침묵 금지’ 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매너는 지키되, 무서운 장면에선 소리 지르고 우스운 장면에선 크게 웃으면서 배우와 소통해 달라고 했다. 극장 내부는 정말 작았고 연극이 시작하기에 앞서 킵스 역할을 맡은 배우는 내 옆에 앉아 있다가 무대로 등장했다. 좌석에 앉아 있다가 무대로 올라가는 것 역시 대본상 계산된 동선이었다. 무대 아래를 살피는 장면에선, 배우들이 일일이 우리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렇듯 연극만이 가질 수 있는 이런 모든 분위기들이 생소하면서도 동시에 즐거웠다. 이 작은 공간, 좌석들, 그리고 마치 나 까지도 이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한 명의 배우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연극 초반부는 역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워낙 기대도 많이 했고, 공포 연극이라는 것 자체가 나에겐 신선했기 때문에 나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연극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너무나도 자유롭게 내부극과 외부극 형식을 넘나들어서, 지금이 현재 킵스의 이야기인가 아니면 킵스의 연극 속 이야기 인가 하고 헷갈리기도 했다.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으려는 듯,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이 꽤나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또, 초반부 약간은 메타연극의 형식을 띄고 있는 듯 했다. 연극에는 문외한인 어리숙한 킵스씨에게, 조연출은 연극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는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또 무대위의 관습은 어떤 것인지. 더 나아가 조연출은 킵스에게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할 것’ 을 요구했다. ‘무대 위에 난로가 없지만, 난로가 있다고 상상해라. 너는 지금 휑한 무대 위에 서있지만 긴 복도에 서 있다고 상상해라. 아이를 쳐다볼 때의 그 사랑스러움을 상상해라.’ 라고. 이는 분명 메타 연극으로서, ‘연극’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더불어 관객을 연극에 몰입시키는 역할도 한 것 같았다. 조연출이 ‘상상하라’ 라고 요구한 것은 킵스 뿐만 아니라 우리까지도 해당 되는 것이다. 우리는 킵스처럼 무대 위에 난로가 있다고 상상하고 귀여운 아이가 있다고 상상했다. 이 연극은 이러한 ‘상상력’ 을 통해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라고 의도한 것 같았다. 그게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분명 이 연극은 (나의 기준에서는) 상당히 무섭긴 했다. 보는 내내 숨을 죽이며 봤고, 긴장해서 옆에 앉은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무서우라고 만든 포인트에서는 의도에 맞게 깜짝 놀라 비명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런데, 무언가 그것만으로는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공포를 느낀 포인트들은 대부분이 연출적인 장치에 의존한 것들이었다. 뿌연 안개와 창백한 조명, 여자의 흐느끼는 소리 (배경음악) 이나 쿵! 하고 떨어지는 소품들.
내가 이 연극을 보기 전에, 이미 같은 연극을 본 친구에게 어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의 대답은 ‘그냥 귀신의 집 같았어.’ 였다. 당시 그 말을 들었을 땐 꽤나 무섭다는 뜻으로만 알았는데 연극을 다 보고 나오면서 그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되었다. 이 연극의 공포감은 마치 놀이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처럼 툭 튀어 나오는 특수 효과들에 깜짝 깜짝 놀라는 것에만 상당히 국한 되어 있었다. 애초에 내가 생각한 ‘심리 스릴러’ 와는 꽤나 달랐다. 요즘 인터넷을 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생각해보면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처럼, 가만히 앉아 담백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등골이 오싹한, 그런 종류의 공포를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깜짝 놀라서 ‘꺅’ 하는 비명소리는 지르지 않더라도, 뭔가 소름이 돋고 뒤가 서늘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기를 원했다. 이는 역시 서사의 취약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