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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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1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는 주인공의 내면심리와 그가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시선을 잘 표현했다. IMF를 배경으로 한 사회의 냉소적인 모습이나 차가운 모습들은 우리 사회를 잘 담아내고 있다. 그 속에서 가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알바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굉장하다.
소설 속 ‘나’는 시급제 알바로 하루하루 돈을 모아가며 살아가는 학생이다. 몸이 고된 일을 하면서 적은 돈을 받아간다. ‘나’의 모습은 현실 속 아르바이트생들을 떠오르게 한다. 주인공 ‘나’는 아버지가 회사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본 뒤부터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코치형에게 지하철 푸시맨이라는 아르바이트를 소개받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가 하는 일은 지하철이 도착하면 좁은 지하철 공간으로 승객들이 다 탈 수 있도록 사람들을 푸시하는 일이다. ‘나’는 ‘그들이 지금 들어오는 지하철을 타지 않게 되면 몸은 편하겠지만 인생의 열차에서조차 내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낑낑되면서도 모두 그 전철을 타려고 하는 것이다‘ 이 대목을 보면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현대인들을 바라보는 ‘나’가 겪고 있는 상황이나 모든 게 안타까워 보였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알바를 한다. 그의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나’가 지하철에서 가끔 출근하는 아버지랑 마주치는 장면을 볼 때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하철에서 푸시업 일을 하고 있는 아들과 그 좁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야만 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지하철 안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나’의 모습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후에 아버지가 실종이 되어버리면서 ‘나’는 가장 역할을 대신 해야 한다. 내가 ‘나’의 입장이었다면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른다. 힘든 경제상황과 함께 형편이 좋지 않은 집안, 회사에 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도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 ‘나’는 더 열심히 일을 한다.
내가 이 소설 속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꼈던 이유가 바로 젊은 우리 또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를 보면서 내 모습을 투영할지도 모른다. 주인공 ‘나’가 어머니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벌어가며 아버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누구는 자신과 같은 환경에 처해있다고 느낄 수도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온 후의 자신을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그랬다. 주인공 ‘나’를 보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내 모습을 생각했다.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은 힘들지라도 돈을 더 많이 주는 곳을 찾았다. 한 달이 지날 때마다 돈 100원 오르는 것에 기뻐하고, 일을 했고 일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항상 지쳐있었다. 웃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거나 푸른 하늘을 볼 때마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 하고 신세한탄을 한 적도 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나’는 어머니의 퇴원에 기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유는 어머니가 무사히 퇴원을 하게됐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병원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떤 누구는 주인공이 철이 없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주인공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었다. ‘나’를 비난 할 수가 없었던 것은 그가 처해 있는 현실은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무기력해질 것만 같았다. 아침엔 지하철에서 푸시맨, 낮에는 주유소, 저녁엔 편의점 등등에서 일을 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실종되고 어머니는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런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진다면 나도 주인공처럼 학업에 전념을 할 수가 없다. 집안 살림도 해야 되고, 어머니 병간호도 해야 하고 아버지를 찾아 나서야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를 포함해서 이런 삶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삶이 그를 그렇게 하도록 이끌었다. 그저 잔인한 현실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이러한 현실을 꿋꿋이 이겨내려고 하는 ‘나’는 대견스럽다. 남자아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약하지도 않고 아버지를 전철 안으로 밀 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건조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자기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내 어깨에 올려져 있는 무거운 짐들을 바라보면서 숨이 턱턱 막히고 울고 싶어져도 꿋꿋하기만 하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울음을 터트린다. 우연히 마주친 기린을 아버지라 굳게 믿고 기린 앞에 가서 이야기를 한다. 기린을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나 이렇게 살아왔다고 모든 것은 해결되었다고 그러니 돌아오라고 하는 그의 모습은 슬프기만 하다. 참고 참아왔던 모든 감정들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이제껏 너무 힘들고 아팠다고 말하는 그에게 기린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이게 의미하는 게 뭘까’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주인공의 말에 돌아오겠다는, 많이 힘들었지? 이제 ‘괜찮아’라는 그런 대답이 아니라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은 세상의 무관심이라 생각했다. 결국 주인공의 아픔과 상실은 나만의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오히려 담담하게 표현되던 주인공의 모습은 그저 보이는 것에 불과했다. 그도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고 기대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 고등학생의 나이로 가정문제, 학업문제 등을 지켜나간다는게 쉽지만은 않다.
내가 주인공 ‘나’였다면 지쳤을 것이다.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라며 하루하루를 울면서 보냈을지도 모른다.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학교 수업도 뒤로한 채 알바를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머니까지 몸이 안 좋으시다. 병원비까지 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인 아버지는 실종이 되어 버린다. 사회적으로 힘든 IMF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 ‘나’는 아버지의 역할까지 해야한다. 아버지의 실종으로 집안 가장이 되어야 하는 ‘나’는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인공 ‘나’를 보면 정말 이 시대의 대학생들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용돈을 벌기 위해 최저임금을 받아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 최저임금도 안되는 돈을 받아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도 있다.
나도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나’만큼 하루종일 알바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피곤한데 ‘나’는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소설에서 나오는 주인공 ‘나’의 피곤함이 몸으로 직접 느껴지기까지 했다. 나도 피곤하고 일이 힘들다는 점에서 모든 것이 공감되었다. 주인공 ‘나’에게 친한 코치 형이 있다. 코치 형이 본드를 하고나서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여느 때처럼 본드를 하고 끝까지 갔다고 느끼는 순간 자기 자신이 지붕 위에 떠있음을 느끼고 두려운 나머지 주위를 둘러보니 진호라는 친구 또한 자신처럼 붕 떠있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었다. 정신이 들고나서 진호라는 친구가 찾아왔고 자신 또한 공중에 붕 떠 있음을 서로 이야기 하고 난후 코치 형은 딴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본드도 끊고 자신이 언젠가 갑자기 어느 지붕위에 떠 있게 될까봐 두려워서 열심히 살려고 한다는 것이다. 본드를 했다고 해서 코치라는 인물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이 장면에서 한 때 유행처럼 불던 본드를 하는 청소년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사회는 청소년들을 반항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게 그들을 사회에서 소외시키고 기피하는 부류로 나누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 들어와서 청소년들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도 하고 따끔하기도 하다. 이들 중 가정에서조차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뉴스에 보도되는 것만으로 청소년에 관련된 범죄나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이 한 몫 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일들로 인해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치 형이 본드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가 본드를 하고 기린을 본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주인공 ‘나’의 현재상황은 누가 봐도 힘들다.
그런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드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힘들고 끔찍한 현실을 떠나 자유롭고 높은 곳으로 날아가고 싶은 것, 가정에서조차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점에서 벗어나고 싶은 발버둥이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는 이런 자본주의적인 사회에서 보여지는 사람을 대변해주고 고등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서 더 안타깝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앞서 코치 형이 말했듯이 사회와 멀어지고 싶으면서도 사회와 자신이 동떨어져있음을 느끼고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코치 형은 본드를 했을 때 붕 뜨는 것을 느꼈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봐 두려웠고 그 이후로 본드를 끊었다고 했다. ‘나’도 그랬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부정하고 싶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잠시 떠나고 싶지만, 자신이 밟고 서 있는 이 자본주의라는 사회에 영영 돌아오지 못할까봐 두려웠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 두려움과 사회적인 벽 앞에 가로막혀서 반항하던 사회로 돌아와도 다시 반항하기보다 순응하여 사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생각해 버린다. 주인공 ‘나’의 모습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대표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등에 관한 잘못된 모순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그저 반항하기보다 무비판적이고 바로 순응해 버리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규칙적이고 정형화된 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틀에서 인간들은 순응해 버리고 그 안에서 만든 규칙에 맞춰 살아간다.
코치 형의 경우 벗어나고 싶었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맞춰 열심히 살아간다고 했을 때 어떻게 보면 긍정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나’의 아버지의 경우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고 자신의 모습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음으로서 세상에서 존재를 잃은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 같다.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린 아버지는 결국 현실에 순응하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린다. ‘나’는 무척이나 괴로울 것이다. 주유소에서 시간당 천 오백원, 편의점에서 천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하